밑의 '가출...'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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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5년전쯤 15년 정도 키우던 강생이가 있었습니다.
참 오랜 기간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온 강생이였는데 어느날 너무나 본능에 충실한 그 녀석의 행동에 제가 구타(?)를 좀 심하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때의 구타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리고 그 녀석에게 너무나 미안합니다. 그저 본능에 충실한 그 녀석의 행동을 사람의 기준으로 구타할 이유는 없었는데 말이죠.
어쨌거나 그 일 이후로 그렇게도 저를 잘 따르던 그 녀석이 저를 보면 슬슬 피하기 시작했고 반기지도 않더군요. 의기소침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러던 몇 주 후 마실 나간 이 녀석이 영영 귀가하질 않더군요.
평소에는 초저녁에 마실 나가서 밤 11시쯤에는 항상 대문 앞에 와서 대문을 발로 끍으며 문 열어주길 기다리던 녀석이었는데 그 날 이후 영영 문 앞에서 기다리고 앉아 있는 그 녀석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한 집에서 새끼 때부터 15년 가량을 커 왔기에 동네 지리는 사람보다도 더 훤한 녀석이고 그 동네에 뿌린 씨앗도 엄청난 녀석입니다. 동네에 개장수가 저 멀리 골목에 나타나면 용케 알아보고 베란다에 발을 올리고 담장 넘어로 미친듯이 짓어대는 그런 녀석이었습니다. 길을 잃었거나 어리숙하게 누군가에게 잡혔거나 할 녀석이 아니라는 것이죠.
아마도 강생이로서 노년의 나이 탓도 있었겠지만 저로 인한 스트레스가 급격하게 그 녀석을 쇠퇴시킨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지금도 가시질 않습니다.
강생이들은 죽을 때가 되면 집을 나간다고 하지요. 그 동안 정들었던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자기가 쉴 자리를 찾아 나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녀석 아마도 그런 연유로 집을 나간게 아닐까 가족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가족들은 제가 그 녀석을 구타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저는 제 탓인것만 같은 죄책감에 그런 얘길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의 짐은 지금도 여전히 제 가슴 한 켠에 그 녀석에 대한 회상과 함께 남아 있습니다.
PS) 더 슬픈 얘기가 있습니다.
그 녀석과 함께 같이 키우던 딸내미 마르치스가 있었습니다. 처음에 이 딸내미를 데려왔을 때 그 녀석이 혹시라도 헤꼬지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왠걸 두 녀석이 너무나 의가 좋고 서로 엉켜 놀며 잘 어울리더군요.
그런데 그 녀석이 집을 나간 뒤 몇 일 뒤에 이 딸내미가 집을 나가더군요. 그리고 영영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 딸내미 그 녀석이 없다는 것에 대한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영롱한 눈망울의 그 두 녀석을 사진 속에서만 볼 수가 있습니다.
댓글목록

Eugenia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때림이라~~~ 강생이 때리러이 어디 있다고.....
여기는 개넘들 나보다 더 큰것들....주인들이 끌려 다닐 정도 되는게 넘 많아서...
무섭기 까지 한데~~~ ㅎㅎ

나파라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말씀처럼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나갔을꺼에요...
ㅠㅠ...ㅠㅠ

행운의백사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전 맞기 싫어요 이뻐해주세요~

조인성좋아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ㅠ.ㅠ 나두 가끔때렸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