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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글: 민원을 상담하는 일을 하고있는 이혜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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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작성일 18-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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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동통신회사에서 민원을
상담하는 일을 하고있는 이혜영이라고 합니다.

2년이 훨씬 넘게 많은 고객들과 통화를 하면서
아직까지도 가슴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그날은 비가 많이 오는 날 이였어요.

 

그 날 따라 불만 고객들이 유난히 많아 은근히 짜증이 나기도 했지요.

하지만 업무의 특성상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이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해도
저희쪽에서 할 수 있는 말이란..

"죄송합니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
다시 조치하겠습니다" 이런 말 외에 같이
흥분하거나 소리를 지를 수는 없거든요...

그날도 비까지 오는데다가 컨디션도 많이 안좋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사정이기
때문에 걸려오는 전화에 제 기분은 뒤로 숨긴 채 인사 멘트를했죠..
목소리로 보아 어린꼬마 여자였어요..

 

이혜영 :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텔레콤 이혜영 입니다

 

고객 : 비밀번호 좀 가르쳐주세요...

(목소리가 무척 맹랑하다는 생각을 하며..)

 

이혜영 : 고객분 사용하시는 번호 좀 불러주시겠어요..

고객 : 1234-5678이요...

 

이혜영 : 명의자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고객 : 난데요.. 빨리 불러주세요..

(어린 꼬마애가 엄청 건방지군...)

 

이혜영 : 가입자가 남자분으로 되어 있으신데요?

본인 아니시죠??

 

고객 : 제 동생이예요. 제가 누나니까 빨리 말씀해주세요.

 

이혜영 : 죄송한데 고객 분 비밀번호는 명의자 본인이 단말기
소지후에만 가능하십니다.
저희가 밤 열시까지 근무하니 다시 전화 주시겠어요?

 

고객 : 제 동생 죽었어요. 죽은 사람이 어떻게 전화를 해요?

 

*** 가끔 타인이 다른 사람의 비밀번호를 알려고
이런 거짓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전 최대한 차가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혜영 : 그럼 명의변경을 하셔야 하니까요
사망진단서와 전화주신 분 신분증
또 미성년자 이시니까 부모님 동의서를 팩스로 좀 넣어 주십시요.

 

고객 : 뭐가 그렇게 불편해요. 그냥 알려줘요.

 

*** 너무 막무가네였기 때문에 전 전화한 그 꼬마 애의
부모님을 좀 바꿔달라고했죠. ***

 

고객 : 아빠 이 여자가 아빠 바꿔 달래.

그 꼬마 애의 뒤로 아빠와 엄마 그리고 그 가입자의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비밀번호 알려 달라고 그래..." 빨리...

 

아 빠 : 여보세요...

 

이혜영 : 안녕하세요. **텔레콤인데요. 비밀번호 열람 때문에 그런데요

명의자와 통화를 할 수 있을까요??

 

아 빠 : 제 아들이요?? 6개월전에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콰당??? 그럼 사실이란말야???--그 때부터 미안해 지더군요...)

아무 말도 못하고 잠시 정적이 흐르는데 아빠가 딸에게 묻더군요.

 

아 빠 : 얘야 비밀번호는 왜 알려고 전화했니??

딸이 화난 목소리로 엄마가 자꾸 혁이
(그 가입자 이름이 김혁이였거든요)호출번호로
인사말 들으면서 계속 울기만 하잖아.
그거 비밀번호 알아야만 지운단 말야..
전 그때 가슴이 꽉 막혀왔습니다.

 

아 빠 : 비밀번호 알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이혜영 : 아??? 예... 비밀번호는 명의자만 가능하기
때문에 명의변경하셔야 합니다.

의료보험증과 보호자 신분증 넣어 주셔도 가능 하시구요..

 

아 빠 : 알겠습니다..

(전 감사합니다로 멘트 종료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저도 모르게..)

 

이혜영: 죄송합니다..... 확인후 전화주십시요...

 

아 빠 : 고맙습니다.

 

이혜영 : 아...예....

그렇게 전화는 끊겼지만 왠지 모를 미안함과 가슴 아픔에 어쩔줄 몰랐죠..
전 통화 종료 후 조심스레 호출번호를 눌러봤죠.. 역시나..

 

"안녕하세요. 저 혁인 데요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멘트가 녹음 되어있더군요.

전 조심스레 그 사람의 사서함을 확인해 봤죠.
좀 전에 통화한 혁이라는 꼬마 애의 아빠 였습니다...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혁아.... 아빠다.. 이렇게 음성을 남겨도 니가
들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오늘은
니가 보고 싶어 어쩔 수가 없구나..

미안하다 혁아 아빠가 오늘 니 생각이 나서
술을 마셨다 니가 아빠 술마시는거 그렇게
싫어했는데.. 안춥니? 혁아...... 아빠 안보고 싶어???"

 

가슴이 메어 지는 거 같았습니다...
그날 하루을 어떻게 보낸 건지..

아마도 그 혁이의 엄마는 사용하지도 않는
호출기 임에도 불가하고 앞에 녹음되어 있는
자식의 목소리를 들으며 매일 밤을 울었나 봅니다.

 

그걸 보다 못한 딸이 인사말을 지우려 전화를 한거구요..

가슴이 많이 아프더군요.

 

일 년이 훨씬 지난 지금이지만 아직도 가끔씩
생각나는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 가족들을 위해 부족한 저지만 다시 한번 기도 드립니다.

이젠 혁이 엄마 더는 울지않으시길 그리고
절대로 잊을순 없는거지만 이젠 덮어두시고
편히 사시길...

그리고 제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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