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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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당장 목구멍에 풀칠하기 위해
때마침 동네마트에 대파가 아주 싸게 있길래
냉큼 사갖고 들어오는 길에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기 위해 노크를 했더니
안주인 할머니 대파를 보고는 왠거냐고 해서
먹으려고 샀다고 했더니
옥상에 키우는 파 잘라먹지 그랬냐고
하더군요
노부부 내외가 그닥 저에게 먹을거리 인심이
있는 사람들이 결코 아니기 때문에
파를 잘라먹지 그랬냐는 말은
그야말로 참 의아하게 만드는, 말로만 베푸는 생색으로 여겨집니다.
아무리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요리를 해도 그냄새가 위층까지 흘러 넘쳐도
그럴때마다 뭐 한번 나눠준적이 사실상 없는데
뜬금없이 내가 산 파를 보더니
자기네가 키우는 파를 먹으라고 말하는것은
전혀 진심같이 여길 수가 없는 것이죠.
평소에 먹어도 된다고 권한적도 없으면서
무슨 쌩뚱맞은 인심있는 척인지...
그 다음 말이 히트였습니다.
[얼마나 혼자 맛있는 걸 해먹길래....]
속으로는 어이없었지만 그냥 웃고
바깥 집주인에게 월세를 주기위해 옥상으로 갔죠.
사실 안주인이 파잘라먹지 그랬냐고 할때
'잘라 먹어도 돼요?'라고 물어볼까 했는데
에라... 관두자 했죠.
바깥주인도 웃긴데 옥상창고에서
혼자 마늘을 구워먹고 있더군요.
아니 아래층에 부인 계시는데 같이 구워먹지
그걸 혼자...ㅎㅎ
소통이 없고 무관심하니
세입자 청년이 파를 사갖고 와서
뭐 대단한 요리를 만들어먹는다고 착각할 수도 있나...
생각해보니 참 어이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저의 행색을 본다면
그런 예상을 할 수가 없는데 말이죠...
상처가 되거나 불쾌하게 여길 필요는 없겠지만
참 안해도 될말 흘려서
괜히 밉상으로 보이더군요.
주지도 않으면서 먹으라는 것처럼
말로만 인심많은 척은 뭔지...
난 사실 이런식의 말과 눈치를 너무 싫어합니다.
대개 윗세대들이 이런식의
적당히 눈치보고 이심전심으로
적당히 알아서 행동하는 습성이 강한데
그게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리느냐 아니면 비위를 맞춰서
괜찮느냐는
전적으로 눈치보고 이심전심을 따져서 행동하는
아랫사람의 몫이죠.
천성적으로 눈치보고 행동하는 걸 너무 싫어하고 그럴 재주도
없기 때문에
딱부러지게 확실하게 말로 확인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저런식의 행태를 참 싫어합니다.
뭐 별거 아니게 흘린 말인건 알지만
공연히 사람 기분나쁘게 만드는 말들
살다보면 무수히 많고
저도 그런 괜히 미운말을 해서
상대의 불쾌감을 초래한 경우가 아주 많았으니까요...
무관심하면 철저히 무관심하다면 그나마 쿨한 건데
가끔 뒷북치는 생색... 이거 밉죠.
그래서 저는 다소 냉정하고 인간미 없지만
계산 확실하고 합리적인
서구식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그게 뒷끝없고 깔끔하니까...
그나저나 언제 밥숟가락을 뜰려나...
굿나잇
댓글목록
행운의백사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러버님 요리 잘하시나봐요? 저는 라면 끓일때 파 넣을까말까 하는데... 다른요리는 ㅡㅡㅋ
혼자 사시는데 드시는거라두 잘 드세용
나파라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마늘 혼자 구어먹는다는 제목에서 피식했어요~
러버님 화이팅!!!
행운의백사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제목이 아니고 글인데요 ㅡㅡ;
파프리카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혹시 대목이 제목이라고 오타난게 아닐까요..?ㅎ
회색빛하늘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오타쟁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