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고등학생이랑 싸웠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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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등학생과 싸웠답니다..
고등학생이 작정을 하고 왔더군요.
10시 이후엔 청소년 출입 안 되는 거 다들 아시죠?
고등학생이 그걸 모를 리도 없고..
9시 40분이 조금 넘어서 남자 두명이 들어오는데,
제 눈에는 너무나 늙어 보였다죠..;
금요일이라 바빠서 정신없이 일하다 관리자 PC를 봤는데,
들어온 그 남자 두명이 고등학생 이더군요.
아무래도 저희 PC방은 처음 와서 오늘 회원 가입한 듯..
그걸 본 시간은 9시 50분..
다가가서 대화를 했죠.
미리내 - '고등학생 이시죠?'
남자1 - 아닌데요? (우물쭈물하며)
미리내 - 컴퓨터에 다 떠요~ 91년생이시죠?
남자1 - 아?! 네..
미리내 - 열시까지 컴퓨터 꺼주세요.
대충.. 뭐 이렇게 대화를 하고 그 남자 둘이 뭐 자기네 13분 밖에 못했다면서 계산을 하고 나가더군요.
솔직히 제가 고등학생이냐고 물어봤을 때 아니라는 대답에 작정하고 들어온 걸 알고 화가 났는데,
참았거든요.
그런데 정신 없이 일하고 있는데 카운터 앞에 누가 서 있더군요.
그 남자 둘.. 갔더니 뭐 자기네 십분 정도 밖에 안 했는데 한시간 요금 왜 다 받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요즘 대부분이 다 그런다고 아시지 않냐고. (PC방 잘 다니는 고등학생이라면 모를 리가 없죠)
그래도 뭐 돈이 아깝다는 둥, 그러면 말을 해줘야 하지 않냐고 그러더군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 쪽들 작정하고 들어온 거 안다고. 성인인척 하려고 했던 거 알고,
그거 본인 잘못 아니냐고 그러니까 억지를 부리면서 돈을 다시 주던가 30분을 더 시켜달라 더군요..
제가 본인들 잘못인데 왜 그래야 하냐고 막 뭐라고 했더니 드디어 "씨발"이 나오더군요.
저도 어이가 없어서 나참, 씨발. 어이없네. 한마디 하고 난 아르바이트생이어서 모르니까 점장이랑 대화를 하라고 했더니 알았다더군요.
걔네들이 나가서 기다린다고 그러고 나갔는데 어떤 손님이 오셔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시더니,
갑자기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신 거에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점장님 와서 하는 말이 밖에 애들이 없다네요?
알고 보니 손님이 제 얘기를 듣고 밖에 나가서 그 고딩새끼들한테..
만원을 주면서 꺼지라고 하니까 갔다더군요.
솔직히 처음엔 열이 너무 받아서 애새끼들 때려잡지도 못하고, 여자라고 우습게 본 것도 기분 나쁘고 그랬는데..
어른스럽게 행동하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 화가 나요.
후회되고.. 그리고.. PC방의 그 40명이나 되는 손님들 중.. 단 한 명만이 저를 도와주었다는 것도,
참 씁쓸하더라고요.
어쨌든 남자 2명과 여자 1명이 싸운 건데..
요즘 세상 참, 거지 같구나. 란 생각도 들고,
누가 도와주길 바란 건 아니지만, 치고 박고 싸웠어도 아무도 안 도와주었을 거란 생각에 기분이 좀 그렇네요.
오늘 하루, 어른스럽지 못한 말과 행동이 너무 후회되요.
성격이 순간 확 - 도는 그런 성격이라..
조금만 절제하고 웃으면서 저는 아르바이트생이니 점장님과 대화를 해보세요.
하고 끝냈으면 그 공간에서 열이 받는 일이나 후회되는 행동은 안 했을 텐데,
나이 먹고 고등학생이랑 싸운 것도 서러운데 요즘 세상이 참 건조하구나란 생각에 또 울적하네요.
요즘 왜 이리 거지 같은 일만 생기는지..ㅜㅜ
마무리 청소하느라고 도와주셨던 손님한테 고맙다고 인사도 못 드렸다죠.
청소 끝내고 오니 이미 가버리신..
다음에 보면 감사하다고 인사해야겠어요. 만원 드리면서..
가족들은 그 상황에서 다들 그렇게 싸웠을 거라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바보같은 짓을 한 것 같아요.
내 감정 하나 절제 못하고 그렇게 흥분해서 막 지랄을 했으니..
눈물이 다 나오려 하네.. 으씨.
아.. 곧 있음 즐거운 명절인데,
매번 이런 우울한 글만.. 죄송해요ㅜㅜ...
다들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ㅜㅜ흥흥..
댓글목록
relee9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아~ 난 고딩이 10시이후 pc방 못 들어가는 걸 첨 알았어요. 하여튼 님 대단하심~~ 요즘 고딩들 무서워서리~~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미소야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ㅜㅜ
시집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힘을 내시요~ 미리님 그런애들은 화장실로 고고싱
싸대기만대 고고싱^^
나파라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식칼하나 들고 댕기세요~~
ㅠㅠ..ㅠㅠ
신미리내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ㅜㅜ..
얼굴에 칼 자국 하나 만들어 놓을까요?
제 돈이 아니지만, 그런 무개념들한테 만원 준게 아깝다는..
파라님 말 실행에 옮기겠음. 식칼 고고.
오마이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액땜했다 생각하세요
새해엔 좋은 일~~~생길 겁니다
행운의백사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미리내님~ 저같은 사람도 있자나요 저같은 사람 보구 참으세요 ...ㅎㅎㅎ
Sakuya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흠~ 속상하셨겠당~~;;;
일하다 보면 정말 별별 사람들이 다 있는거 같아욤~
너무 게의치 마시구~ 명절 잘 보내세염~^^
회색빛하늘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
미리내님 힘내세요~~^^
옛말에 장사꾼똥은 개도 안먹는다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사람 상대하는 일하다보면 속이 썩어 문드러지고 힘들다는 말이라죠 ^^
그정도면 잘 참으시고 잘하신거에요
처음이니 담부턴 조금씩 더 유연하게 대처하실수 있을꺼에요 힘내세요~~~화이팅 ^^
행운의백사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작성일미리내님은 그래도 마음이 좋으시니까 한사람이라도 도와준거에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