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거려본 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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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한 사람이 생각나곤 합니다.
오래 전에 오랫동안 사랑했던 그녀…
지금은 아내와 너무나도 사랑하는 딸이 있지만,
가끔 그 시절을 돌아보곤 합니다.
너무 오래 되어서
이제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뜨겁게 사랑했던 그 때를 기억하는 것일 겁니다.
오늘은 더욱이 음악파일 정리를 하다가
그녀와 처음으로 춤을 추었던
Lionel Richie 의 Hello 에서 정리를 멈추고
계속 반복해서 그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저는 많은 여자를 사귀어 보았지요.
일주일에 12명도 더 만났죠.
물론, 그 여자들에게 나쁜 짓을 한 적은 없습니다.
단지 많은 여자들을 많이 만났었죠..
요즘 말로 ‘어장관리’ 라고 하나요?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아무도 만나지 않게 되었죠…
심심하던 차에 몇 개월 전에 한번 만났던 그녀가 생각이 났죠.
그냥 특별히 만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전화만 했죠
처음엔 이놈이 왜 갑자기 전화를 했나.. 하는 반응이었죠..
그래도 심심했던 저로써는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던 말던 전화를 계속 했죠.
그러나 보니 우리들은 정말 편하게 대화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우리의 전화 대화는 몇 달 동안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난 뒤로는 한번도 만나지 않은 채…
하루는 친한 누나로부터 전화가 왔죠..
남자친구하고 나이트를 가려고 하는데
둘이서는 너무 재미없을 것 같으니까 너 꼭 나와야 한다.
내 대답은 당연히 NO 였죠..
내가 왜 둘이 노는데, 그것도 모르는 형이랑 끼어서 궁상맞게 있어야 하냐고..
그랬더니 여자친구 하나 데려오라고 하더군요
나.. 여자들 다 정리하고 하나도 없다.. 라고 대답하는 순간…
갑자기 그녀가 생각났죠…
그 여자가 같이 간다면 가볼께.. 하고
평소에 없을 시간인지 알면서 그냥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 신호음이 오랫동안 울려 끊으려고 하는 찰라 그녀가 전화를 받더군요..
우리 나이트 갈래? 친한 누나가 나오라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다…
그녀는 몸치 (나중에 알고보니)라서 나이트 가는걸 싫어하는데
그날따라 자기도 너무 심심하던 차에 엉겁결에
‘그래’
하고 대답해버렸다더군요…
역시 친한 누나와 모르는 형과
비록 몇 개월 동안 통화는 했지만 2번째 만난 그녀와의 나이트는
정말 어색하기 짝이 없었죠…
그러던 중
스테이지에서는 당시 너무 좋아했던 Lionel Richie 의 Hello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춤추자
하고서는 자기는 춤 못 춘다고 나오기 싫어하던 그녀를 힘으로 끌고 나갔습니다.
터프하게 끌고 나왔지만
막상 스테이지에 서니까 정말 이상했죠…
어차피 던져진 주사위.. 그냥 그렇게 우리는 춤을 추게 되었습니다.
몸치라 춤을 못 추는 그녀에게 춤을 리드해주며
저는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그 순간이었습니다.
이때까지 그렇게 오랫동안 너무 많은 얘기를 하면서 서로를 많이 알게 되었구나
안 그러면 이렇게 긴 대화를 매일같이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 전에는 잊어버려가던 그녀가
춤을 추면서 점점 예뻐지고 있었죠….
감당할 수 없을만큼…
사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우연히 버스에서 그녀를 한번 본 것 같은데
그녀가 예뻐서 따라가려고 했는데 (그냥) 그만 놓쳐버렸던 적도 있었던 기억도 다시 났구요…
그날 밤, 집에 돌아와서 저는 정말 야릇하면서 벅찬 가슴으로 잠을 못 잤던 기억이 나네요..
갑자기 모든 것이 한꺼번에 종합되는 느낌이라고 할까?
다음날 그녀에게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갑자기 세번째 만나자고 한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던 그녀지만
순순히 약속장소에 나왔죠
그날 나는 차를 마시면서 간단하게 대화하다가
그녀에게 느닷없이 어제 갑자기 이게 좋아하는 느낌인걸 알게 된 것 같다고 고백을 하면서
키스를 해버렸네요…
얼떨결에 키스를 당한 그녀는 매우 당황해 했지만
에라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두 번의 키스를 더 하면서
그렇게 우리의 사랑은 시작되었죠…
그 동안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잘 알게 된 우리로써는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졌던 사랑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죠…
그러다가 갑자기 제가 미국 유학을 가게 되었죠…
그게 그렇게 만난지 한 달이 조금 넘었을 때 쯤인걸로 기억되는군요…
그녀 하나 때문에 저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그래도 떠나야 한다는 내 마음과는 상관없는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되었죠..
한국사람도 없는 미국의 시골로 가게 된 저는
영어도 그다지 잘 하지도 못하고, 특히 회화는 전혀 하지 못했던 저에게
그녀의 편지는 정말 나에게는 정말 정말 소중했던 것이었습니다.
전화비는 너무 비싸서 한달에 한번, 그것도 10분 이내로 해야됐었죠…
그래도 당시엔 저에겐 큰 돈이었습니다.
그녀는 마치 옆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편지를 계속 썼고
저는 글솜씨도 없어서 그저 힘들게 답장했지만 그저 서로 편지를 쓰는 게 너무 좋았죠…
그 후로 어쩌다 한번씩 한달 미만 한국에 나가서 만남은 그렇게 짧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고
우리의 사랑은 점점 더 깊어지기만 했지만…
우리에게는 너무 큰 벽이 있었죠
부모님의 반대…
오래 전부터 있었던 그녀의 부모님들은 대학졸업 후 바로 시집 가야한다는 전제조건
결혼하기에 너무 어렸던 나로써는
정말 정말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
너무 너무……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이 결국엔 그녀를 시집 보낼 남자를 소개를 시켰고…
어릴 때부터 대학졸업 후에는 시집을 가야한다는 세뇌 아닌 세뇌(?)당해왔던 그녀는
그렇게….
가버렸습니다…
댓글목록
섹시남님의 댓글
익명 작성일
그때 그 뜨거웠던 나의 가슴이..
사랑에 다 바칠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이지요.
라이오넬 리치의 hello..참 좋은 노랩니다.
루더 밴드로스도 멋들어지게 불렀죠?ㅎ
카라시니코라님의 댓글
익명 작성일
사람은 사랑하던 사람을 잊는데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죽던가...아니면 잊은척 하며 살던가....
둘중 아무것도 아닌 다른 방법으로 그 사람을 잊었다면 그건 그 사람을 정말 진심을 사랑한게 아니랍니다
카라시니코라님의 댓글
익명 작성일
사람은 사랑하던 사람을 잊는데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죽던가...아니면 잊은척 하며 살던가....
둘중 아무것도 아닌 다른 방법으로 그 사람을 잊었다면 그건 그 사람을 정말 진심으로사랑한게 아니랍니다
서방님의 댓글
익명 작성일. . .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시대가 떠올라요. . 혹은 피천득의 인연이란 수필도요. . 느낌이 그리 오네요. .